편집자 주

ACTiO가 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1년을 평가하고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창간 1주년 특집 : 연속 기획]의 마지막 기사는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는 ACTiO의 역할]입니다. 지난 연말 ACTiO는 설문 조사를 통해 독자 여러분의 폭넓은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분들의 의견에 기초하여 ACTiO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또한 키워드를 통해 2025년 ACTiO 기사들을 분석해 주신 정주영 씨의 기고문도 함께 싣습니다.

1.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는 ACTiO의 역할

ACTiO

독자들이 원하는 ACTiO는 ‘타협 없는 독립 웹진, 대안 웹진’이었습니다. 공론장이 사라져가는 위기의 연극계에서 신뢰와 자율성에 기초한 공론장 역할을 ACTiO가 지속해야 한다는 바람이 설문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2025년의 기사 중 독자들이 많은 관심을 표명한 주제는 크게 세 가지 갈래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미투 운동 이후 연극계의 상황을 진단하고 비판한 글들입니다. 가해자들의 문제, 연극계 백래시 현상, ‘안전’에 관한 연극 현장의 변화된 의식과 감각을 다룬 글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했습니다. 둘째는 연극계 내부의 현안에 대한 기사들입니다. 예를 들어 연극 작업 환경과 민주주의, 서울문화재단에 의한 일방적인 웹진 <연극in> ‘잠정 휴간’ 문제, 삼일로창고극장 운영 과정에서 한국연극협회가 저지른 기획 저작권 침해 문제 등입니다. 셋째는 장애 연극에 대한 비평 언어의 모색과 관련한 리뷰 및 담론 글들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연극계의 가부장제와 신화화된 ‘아버지’에 대한 문제 제기 등 연극계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시평 및 기존 연극사적 평가에 대한 재해석도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독자들은 글쓰기 형식 자체의 새로운 시도에 주목했습니다. ACTiO의 필자들은 기존 평론지 기고 글의 경계와 형식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글을 기고해 주셨고, 텍스트 해석의 독창성, 글쓰기의 창작적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자들은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의 파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규격화된 정론지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글, 당사자성을 배경으로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경계를 흔드는 솔직 담백한 글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ACTiO가 천착해 나가야 할 주제들도 제안해 주셨습니다. ACTiO 편집진은 기후 위기와 생태연극,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성, 소수자 쟁점, 공공극장과 공공 정책, 예술 지원 시스템의 문제 등, 건강한 연극 예술의 생태 환경을 위해 필요한 목소리들을 모아가야 할 책무를 느낍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마이크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 다양한 필자들이 ACTiO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2026년에 ACTiO는 ‘한국 국적이 없는 창작자들이 한국연극 현장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작년 초, 밭을 마련하여 첫 씨앗을 뿌린 것은 편집진이었지만 그 밭에 거름을 주고 새로운 씨앗들을 뿌려 가꿔 온 것은 ACTiO의 필자들과 독자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ACTiO는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2. 2025년 ACTiO 키워드로 읽기

정주영(아트앤데이터 수석연구원)

2025년에 ACTiO는 창간 준비 1호에서 10호까지 총 12호를 발행했고 32명의 저자가 51편의 글을 게재하였다. 첫 번째 글은 2025년 1월 19일 창간 준비 1호의 「내란수괴 윤석열의 호위무사 유인촌을 끌어내리자!」(김미도)이며, 마지막 글은 12월 22일에 실린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 투쟁 : 신명순의 <증인> 공연 중지 사건」(김태희)이다. ‘12.3 계엄’에서 ‘한국전쟁’까지,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한 많은 글 속에서 주목한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ACTiO의 1년을 조망하고자 한다.

키워드 추출은 구글 제미나이를 사용했고, 579개의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에서 언급되는 횟수에 따라 키워드로 추출되는 것은 아니다. 제미나이와 같은 인공지능이 주요 키워드를 추출하는 방식에서는 위치적 가중치, 노출 빈도, 고유명사와 개체명 인식, 연관어 집단 등이 핵심이다. 위치적 가중치에 따라 인공지능은 제목, 첫 문장, 맺음말 등에서 언급한 단어일수록 중요하게 판단한다. 반복되는 고유명사를 추출하여 기사의 맥락을 파악하고 핵심 키워드는 연관어 집단과 함께 다닌다는 특성을 활용한다. 그리하여 인공지능은 이 단어들의 뭉치를 토대로 해당 기사의 성격을 파악한 후 키워드를 추출한다.

키워드 읽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579개의 키워드 출현 빈도를 토대로 ACTiO 기사의 경향을 검토한다. 둘째, [이슈, 이슈] [리뷰, 리뷰] [그가 말을 걸었다] [다시 보기, 다시 읽기] 등 각 기사 섹션 별로 키워드 분포를 살펴본다. 셋째, 전체 키워드의 의미별 분류를 토대로 그룹화하여 ACTiO의 2025년 읽기를 시도하였다.

2025년 ACTiO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연대’로 총 6회 언급되었다. ‘생존’, ‘죽음’이 5회, ‘독립’과 ‘돌봄’이 4회 언급되었다. ‘12.3 내란’, ‘경계’, ‘관료주의’, ‘국립극단’, ‘노동’, ‘미투 운동’, ‘삶’, ‘유치진’, ‘유인촌’이 3회 언급되었다.

‘연대’(빈도 6)는 [그가 말을 걸었다]와 [이슈, 이슈] [리뷰, 리뷰]에서 각 2회씩 다뤄졌다. [이슈, 이슈]의 연대는 계엄, 유인촌, 사회, 검열 등의 키워드와 결합되어 있어, 정치적 저항으로서의 연대 임을 추측할 수 있다. [리뷰, 리뷰]는 포스트휴먼, 비인간, 사물 등의 키워드와 함께 사용되어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난 다양한 존재와 공존을 위한 연대로 확인된다. [그가 말을 걸었다]는 죽음, 삶, 시간, 듣기, 휴식, 우리 등과 연계하여 정서적 연대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죽음’과 ‘생존’(각각 빈도 5)은 [그가 말을 걸었다]와 [리뷰, 리뷰] [이슈, 이슈] 섹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유인촌’(빈도 3), ‘국립극단’(빈도 3), ‘노동’(빈도 3), ‘미투 운동’(빈도 3)이 뒤를 따른다. 이를 토대로 ACTiO가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정치적 인물, 기관에 대한 비판, 노동과 젠더와 같은 현장 윤리라는 세 가지 측면의 기사들을 중점으로 게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섹션별 키워드 분포이다. [이슈, 이슈]는 유인촌, 유치진, 손정우, 윤석열, 사퇴, 내란, 블랙리스트, 노동, 미투, 연대와 국립극단, 문체부, 서계동 복합문화시설 등의 키워드로, 최근의 사회적 사건과 연극계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리뷰, 리뷰]는 12.3 내란과 계엄, 연대, 돌봄, 생존이 주로 언급되며, 이와 함께 혼성물, 식물, 발표, 공동체, 계급, 비인간, 퍼펫, 사물, 기후 우울, 불가능성, 순환, 연결 등 그 어느 코너보다 다채로운 키워드가 배치되었다. 해당 코너의 성격상 정치 사회적 이슈보다는 작품 자체의 내용과 형식에 집중한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가 말을 걸었다]는 죽음, 말, 우리, 시간, 삶, 발견, 질문과 같은 인문학적이고 성찰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주로 분포되어 있다. 무엇보다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등장하며, 연극의 영원한 주제라 할 수 있는 인간의 본질, 관계 등을 담은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보기, 다시 읽기]는 반공, 관습, 사실주의, 드라마센터와 유치진, 국립극단, 친일, 관료주의 등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연극계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ACTiO의 2025년 경향은 정책 비판, 미학 탐구, 사회 연대, 인문 성찰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정책 비판 그룹은 유인촌, 사퇴, 내란, 계엄, 검열, 블랙리스트 등과 같은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정부 정책의 부당함과 행정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미학 탐구 그룹은 포스트휴먼, 비인간, 퍼펫, 사물, 로봇, 실험, 미학, 기술, 발효, 증강현실 등의 키워드를 토대로 인간 중심 서사를 벗어나 ‘비인간’ 존재들에 주목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사회 연대 그룹에서는 연대, 노동, 미투 운동, 돌봄, 공론장, 생존, 권리, 민주주의 등을 다룬다. 무엇보다 해당 그룹에서 ‘연대’라는 키워드를 가장 폭넓게 공유하며 연극계의 공동체성을 강조했다. 인문 성찰 그룹은 죽음, 삶, 시간, 우리, 질문, 일상, 발견, 기다림 등과 같은 키워드를 토대로 삶의 근원적 고통과 관계를 탐구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2025년 ACTiO 기사를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보다 다양한 의미와 경향, 관계 발굴을 위해 전체 키워드 목록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추출된 키워드 전체 데이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e/2PACX-1vQ42d-S-ThfBK_20cEMuw0XY74ScwNiqLHzNz-cN__ONEfhmU0iBqQSPFBSk1gr0JpTztAPm6S9QKn2/pub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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